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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사 소식 & 공지사항

제목불기 2568년 (2024년) 9월 1일 - 함허 득통 선사 (나옹선사)2024-09-02 15: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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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스님 (법찬스님) 법문  


오늘도 일물(一物), 한 물건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먼저 고려말에 사셨던 나옹스님이십니다.

먼저 나옹스님 게송 하나 보겠습니다.

 

靑山兮要我以無語 蒼空兮要我以無垢

聊無愛而無憎兮 如水如風而終我

청산혜요아이무어 창공혜요아이무구

료무애이무증혜 여수여풍이종아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靑山兮要我以無語 蒼空兮要我以無垢

聊無怒而無惜兮 如水如風而終我

청산혜요아이무어 창공혜요아이무구

요무노이무석혜 여수여풍이종아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이어서 나옹스님의 토굴가(土窟歌)입니다.

 

청산림(靑山林) 깊은 골에 일간토굴(一間土窟) 지어놓고

송문(松門)을 반개(半開)하고 석경(石徑)을 배회(徘徊)하니

 

녹양(綠楊)춘삼월하(春三月下)에 춘풍(春風)이 건듯 불어

정전(庭前)의 백종화(百種花)는 처처(處處)에 피었는데

풍경(風景)도 좋거니와 물색(物色)이 더욱 좋다

그 중에 무슨 일이 세상에서 최귀(最貴)한고

일편무위(一片無爲)진묘향(眞妙香)을 옥로중(玉爐中)에 꽂아두고

적적(寂寂)한 명창하(明窓下)에 묵묵히 홀로 앉아

십년을 기한정(期限定)코 일대사(一大事)를 궁구(窮究)하니

증전(曾前)에 모르던 일 금일(今日)에야 알았도다

일단고명(一段孤明) 심지월(心地月)은 만고(萬古)에 밝았는데

무명장야(無明長夜) 업팔랑(業波浪)에 길 못 찾아 다녔도다

영축산(靈蹴山) 제불회상(諸佛會上) 처처(處處)에 모였거던

소림굴(少林窟) 조사가풍(祖師家風) 어찌 멀리 찾을소냐

청산(靑山)은 묵묵(默默)하고 녹수(綠水)는 잔잔한데

청풍(淸風)이 슬슬(瑟瑟)하니 이 어떠한 소식(消息)인가

일리제평(一理齊平) 나툰 중에 활계(活計)조차 풍족하다

천봉만학(千峰萬壑) 푸른 송엽(松葉) 일발중(一鉢中)에 담아두고

백공천창(百孔千瘡) 기운 누비 두 어깨에 걸쳤으니

의식(衣食)이 무심(無心)커든 세욕(世慾)이 있을손가

욕정(欲情)이 담박(淡泊)하니 인아사상(人我四相) 쓸데없고

사상산(四相山)이 없는 곳에 법성산(法性山)이 높고 높아

일물(一物)도 없는 중에 법계일상(法界一相) 나투었다

교교(皎皎)한 야월하(夜月下)에 원각산정(圓覺山頂) 선뜻 올라

무공저(無孔笛)를 빗겨 불고 몰현금(沒絃琴)을 높이 타니

무위자성(無爲自性) 진실락(眞實樂)이 이중에 갖췄더라

석호(石虎)는 무영(舞詠)하고 송풍(松風)은 화답(和答)할 제

무착령(無着嶺) 올라서서 불지촌(佛地村)을 굽어보니

각수(覺樹)에 담화(曇花)는 난만개(爛滿開)더라

 

멀리 떨어진 깊고 깊은 숲 속에 조그마한 흙 집 지어놓고

소나무로 만든 문을 반쯤 열고 돌이 많은 마당을 산책하니

새싹이 돋아나는 음력 3월에 봄바람이 불어오니

뜰 앞에 많은 꽃은 곳곳에 피었는데

산의 경치도 좋지만 꽃이 가득 핀 산은 더욱 더 보기 좋구나.

하지만 그 중에 무슨 일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인가.

향 한 개를 향로에 꽂아두고

밝은 창가에 묵묵히 홀로 앉아

생로병사와 생사해탈에 대해 십 년 안에 알아내겠다는 굳은 각오로 참선을 하니

예전에 모르던 일 이제야 알겠구나.

밝고 밝은 마음 달은 예전부터 밝았었는데

어리석음의 긴 어둠과 업의 파도에 휩쓸려서 길 못 찾아 다녔구나.

깨닫고 보니 인도 영축산에 계셨던 그 많은 부처님들이 곳곳에 다 계셨고,

소림사에 계셨던 달마대사와 같은 선지식들을 어찌 멀리서 찾으리오.

푸른 산은 묵묵히 있고 시냇물은 잔잔히 흐르는데

맑은 바람이 불어오니 이것은 어떤 깨달음의 도리이냐.

밝은 이치가 확 들어나니 수행자로서 살아 갈 살림살이가 풍족하구나.

천개의 봉우리와 만 개의 골짜기에 있는 푸른 솔잎을 따서 먹으려고 한 개의 발우에 담아두고,

백 번 꼬매고 천 번 꼬매서 너덜너덜해진 누비 두루마기를 두 어깨에 걸쳐 입었으니,

입고 먹는데 마음 씀이 없거늘 어찌 세상의 명예 권력 부귀에 욕심이 있으리오.

세상에 욕심이 없으니 나다, 너다, 우리는 같은 편이다, 나는 오래 살아야겠다 하는 어리석은 마음이 없고

나다, 너다, 우리는 같은 편이다, 나는 오래 살아야겠다 하는 어리석음이 없는 곳에 참 부처가 높이 나타났으니,

한 물건도 없는 곳에 모든 존재의 모습들이 뚜렷이 나타났구나.

밝고 밝은 달밤에 완전히 깨달아서 아무 걸림이 없는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구멍 없는 피리를 불고 줄 없는 거문고를 큰 소리가 나게 타고 있으니

조작되어지지 않고 꾸밈이 없는 나의 참 모습의 즐거움이 이 가운데 있구나.

돌로 만든 호랑이는 춤을 추고 솔바람은 내 피리소리, 거문고 응답을 하는데

집착이 없는 고개에 올라서서 누구나 깨달아 부처가 될 수 있기에 중생이 곧 부처인 이 세상을 내려다보니

보리수나무에 우담발화는 가득 피어 있구나.

 

나옹스님의 고향은 경북 영덕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지방의 하급관리였지만, 집안 형편은 어려웠습니다.

당시 원나라의 지배하에 고려는 많은 돈을 원나라에 세금으로 바쳐지던 시절, 국가에 세금을 내지 못해 관가로 끌려가던 만삭의 어머니가 길에서 아이를 낳았다고 합니다.

그가 바로 나옹 선사입니다.

스무 살 때 가장 가까이 지내던 친구가 죽었고, 얼마 후에는 아버지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젊은 나이에 느닷없이 찾아온 죽음, 그는 인생무상을 느끼며 출가 수행을 하게됩니다.

 

나옹스님의 제자가 무학대사입니다.

무학대사는 너무나도 유명한 분입니다. 특히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와의 일회는 너무 유명합니다.

하루는 태조 이성계가 만나기만 하면 國事하는 무학대사에게 오늘은 서로 농담이나 하자고 제안을 하였고, 이에 무학대사도 동의합니다.

이성계가 무학대사에게 "대사가 내 눈에 돼지 같이 보인다" 고 농담을 하고, 무학대사는 "大王은 저의 눈에 부처님 같이 보입니다" 고 답변을 하자, 태조가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대사에게 묻기를, "나는 대사에게 돼지라고 했는데, 대사는 어찌하여 나를 부처님이라고 하는고?" 하고 물었습니다.

무학대사가 "저의 답변은 아주 당연하고, 이치에 합당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답변하였다고 합니다.

 

함허 득통 선사는 무학대사의 제자입니다.

함허득통선사의 금강경오가해 서문에 보면

유일물(有一物) 어차(於此)하니 절명상(絶名相)이요 처일진(處一塵)이나 위육합(圍六合)이요 내함묘중(內含衆妙), 관고금(貫古今)이요

외응군기(外應群機). 주어삼재(主於三才)요 왕어만법(王於萬法)이로다.

여기에 한 물건이 있으니, 이름과 형상이 없으며, 옛날과 지금을 꿰뚫고 있다. 한 티끌에 있으나, 육합[동서남북 상하]을 에워싸고, 안으로는 많은 묘함을 머금었고, 밖으로는 고금(옛날부터 지금까지 많은 일)을 꿰뚫었다.

하늘 땅 사람의 주인이며, 모든 존재의 왕이로다.

 

함허득통 열반송

湛然空寂 本無一物 (담연공적 본무일물)

맑으면서 고요하고 또 고요하여 본래 한 물건도 없으나

神靈光赫 洞徹十方 (신령광혁 통철시방)

신령스러운 빛은 밝고 밝게 빛나 온 세상에 뚜렷하구나.

更無身心 受彼生死 (갱무신심 수피생사)

다시는 몸과 마음이 생사를 받아들이지 않으니

去來往復 也無罣碍 (거래왕복 야무가애)

죽고 사는 것에 아무 거리낌이 없구다.

臨行擧目 十方碧落 (임행거목 시방벽락)

나아가려 눈을 뜨니 세상이 온통 푸른빛인데

無中有路 西方極樂 (무주유로 서방극락)

길 없는 가운데 길이 있으니 서방정토 극락이로다.

 

불타사 소식 

<상월 보선 대종사 초청 수계법회>: 922일 오전 10시에 보원관음전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법명을 새로 만들기를 원하시는 불자님이나, 기존의 법명이 있더라도 5계를 지키자는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계를 받고자 하시는 불자님들께서는 수계를 하실 수 있습니다. 수계 요건은 따로 없으며, 원하시는 분들은 접수부에 신청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새로 법명이 필요하신 분들은 이름 (한글, 한문) 및 생년월일을 신청할 때 알려주시면 됩니다.

 

<신중기도>: 음력 8월 신중기도는 202493(화요일, 입재) ~ 95(목요일, 회향) (음력 81~ 3)에 있습니다. 신중기도 시간은 평일에는 오전 10시에 시작하고, 일요일에는 오후 3시에 시작합니다.

 

<추석차례>: 915일에 추석차례를 지낼 예정입니다.

 

<법등회의>: 106일 법회 중에 법등회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원불모시기 불사>: 2024년에도 원불 모시기 불사를 합니다. 불자로서 신심과 원력을 더욱 더 돈독히 하는 불연을 맺으시기 바랍니다.

 

<관음회 계좌>: 지난 학산거사님 영결식 후에 정법심보살님께서 연화회에 보시하신 보시금과 주지스님께서 보시하신 보시금으로 관음회라는 이름으로 은행에 계좌를 만들 예정입니다. 이 계좌는 무연고로 돌아가시는 분들의 49재 비용이나 절이 이사할 때 소요되는 여러 가지 지출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관음회에 보시하기를 원하시는 불자님들께서는 접수하실 때 관음회에 보시하겠다고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무설전 벽화>: 무설전 벽화가 손상되지 않고 오랫동안 잘 보존될 수 있도록, 벽화에 기대어 앉지 말고 소중하게 대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불타한국학교>: 2023-2024 학년도 봄학기가 518일에 끝이 났습니다. 가을학기는 9월에 개학을 할 예정입니다. 한국학교 운영과 교사로 일해주시는 송수진 교장선생님과 여러 교사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한국학교 후원>: 2018년부터 한글학교 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그릇에 차듯이 작은 정성 부탁드립니다. 현재 후원해주고 계신 여러 불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불타사 홈페이지>: 불타사 홈페이지가 다시 활성화 되었습니다. 공지사항과 행사관련 사진, 동영상 등이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많이 이용해주시고,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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